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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산업

전설 속 '어수정'…동두천 땅속에서 깨어나다!

 

(누리일보) 600여 년의 침묵, 발굴로 깨어나다

동두천시 생연동 612-3 일원에는 지난 5월까지만 해도 옛 어수경로당 건물이 자리하고 있었다. 동두천시(시장 박형덕)는 지난 5월 21일, 어수경로당 이전에 따른 ‘어수정 터 복원사업’ 계획에 따라 해당 건물을 철거하고, 8월 7일부터 8일까지 이틀간 부지에 대한 시굴조사를 실시했다.

 

이번 조사는 복원사업의 첫 단계로 진행됐다. 시는 8일 ‘동두천 어수정 터’ 발굴 현장에서 전문가 자문회의를 열고 시굴조사 성과를 발표했다. 그 결과, 1978년 이전 팔각정의 기초부로 보이는 방형 구조물과 그 아래 원형 우물지가 확인됐다. 이는 전설로만 전해지던 ‘어수정(御水井)’이 실제 존재했음을 입증하는 첫 고고학적 증거다.

 

태조 이성계의 발자취를 품은 우물

어수정(御水井)은 태조 이성계가 태종 이방원의 두 차례 왕자의 난 이후 왕위를 내려놓고 함흥으로 향하던 길에 잠시 들러 물을 마셨다는 이야기가 전해지는 유서 깊은 장소다.

 

이후 이 일대는 ‘어수동(御水洞)’으로 불리며, 현재까지도 지명과 사회단체 명칭에 ‘어수’라는 이름이 남아 있다. 조선시대 어수정은 한양과 원산을 잇는 교통로상에 위치해 관리와 상인에게 숙식을 제공하는 ‘원(院)’의 역할을 했다. 명태를 원산에서 한양까지 운송하는 데 약 3일이 걸렸으며, 어수정은 오늘날 고속도로 휴게소처럼 여행객과 상인들이 쉬어가는 중간 거점이었다.

 

사라진 우물, 복원의 시작

어수정 우물은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을 거치며 폐쇄와 재건을 반복했다. 전쟁 후 한 독지가가 팔각정을 세워 복원했으나, 1978년 우물은 다시 폐쇄되고 건물이 들어섰다. 이후 1996년부터는 어수경로당으로 사용됐다.

 

2024년 12월 경로당 이전 계획이 발표되면서 시는 본격적인 복원사업에 착수했다. 올해 6월 12일부터 7월 4일까지 국가유산 영향 진단을 마친 뒤, 8월 초 시굴조사가 진행됐다.

 

“역사·문화자원으로 되살릴 것”

동두천시 박형덕 시장은 “이번 발굴은 지역의 역사와 정체성을 확인하는 중요한 성과”라며, “정밀 발굴과 전문가 자문을 거쳐 어수정 터를 원형에 가깝게 복원하고, 시민과 관광객이 함께 누릴 수 있는 역사문화자원으로 만들겠다”라고 밝혔다.

 

어수정 터 발굴은 단순한 유적 확인을 넘어, 동두천의 역사와 문화를 새롭게 해석할 계기가 됐다. 600여 년 전 태조 이성계가 목을 축였다는 그 우물, 이제 시민의 곁으로 돌아올 준비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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