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시 폐기물처리시설 주변영향지역 주민지원기금 운용 과정에서 주민지원협의체가 사업계획 수립에 참여하고, 협의체 관계자가 기금운용심의위원회에도 참여하는 구조가 확인되면서 제도적 보완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용인시가 공개한 '2026년도 제1차 주민지원기금 운용계획 변경 심의' 자료에 따르면 용인환경센터 주민지원기금은 올해 제1회 추가경정예산을 통해 주거환경개선사업 예산을 기존 10억5000만원에서 13억5000만원으로 3억원 증액했다. 증액분은 금어리 마을회관 엘리베이터 교체공사 등에 반영될 예정인 것으로 파악됐다.
수지환경센터 주민지원기금 역시 복리증진사업 예산을 기존 1억5000만원에서 7억5000만원으로 확대하는 대신 환경오염저감사업 예산은 1억4200만원에서 1000만원으로 조정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이번 변경안은 지난 3월 11일부터 13일까지 3일간 서면심의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원안대로 의결됐다.
■ 사업보다 주목받는 심의구조
논란의 핵심은 사업 내용 자체보다는 심의 과정의 구조에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용인시 폐기물처리시설 주변영향지역 주민지원기금 설치 및 운용 조례'는 주민지원협의체 위원과 폐기물처리시설 소재지 지역구 시의원을 기금운용심의위원으로 위촉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실제 이번 심의에서도 주민지원협의체 위원장과 부위원장이 심의위원으로 참여한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주민대표가 심의에 참여하는 것 자체는 현행 법령이나 조례상 허용된 절차이며, 폐기물처리시설 주변지역 지원제도가 주민 참여를 전제로 운영되는 만큼 제도 취지에도 부합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러나 최근 지방자치단체의 각종 위원회 운영에서는 주민 참여 확대와 함께 이해충돌 예방장치 마련이 중요한 행정 원칙으로 강조되고 있어 관련 제도 정비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 타 지자체는 제척·기피·회피 규정 운영
실제 김포시는 주민지원협의체 위원이 기금운용심의위원회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면서도 별도의 '위원의 제척·기피·회피' 규정을 두고 있다.
해당 조례는 위원 또는 배우자가 안건의 직접적인 이해관계자인 경우, 해당 안건과 관련한 자문·조사 등에 참여한 경우 심의에서 제외하도록 하고 있으며, 공정한 심의가 어렵다고 판단될 경우 스스로 회피하거나 이해관계인이 기피를 신청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반면 현재 용인시 관련 조례에서는 주민지원협의체 위원의 심의위원 참여 규정은 확인되지만, 기금운용심의위원회 운영과 관련한 별도의 제척·기피·회피 규정은 명시적으로 규정돼 있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주민지원협의체가 사업을 제안하거나 우선순위를 논의한 뒤, 협의체 관계자가 심의위원으로 참여하는 구조에서는 이해충돌 여부를 판단하거나 심의 참여를 제한할 수 있는 절차가 상대적으로 미흡하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 감사 사례에서도 공정성 확보 필요성 제기
유사한 사례는 다른 지자체 감사 과정에서도 지적된 바 있다.
고양환경에너지시설 주민지원협의체 종합감사에서는 일부 위원이 심의안건과 직접적인 이해관계를 가진 상태에서 심의에 참여한 사례가 확인돼 심의의 객관성과 공정성을 확보할 수 있는 규정 정비 필요성이 제기됐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사례가 위법 여부의 문제가 아니라 제도 신뢰성과 절차적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관리체계의 문제라고 설명한다.
■ 투명성 강화 요구도
이번 심의가 수억원 규모의 사업 변경안을 포함하고 있음에도 서면심의 방식으로 진행된 점도 관심을 끌고 있다.
공개된 심의자료에는 사업명과 총사업비 등이 기재돼 있으나 사업별 세부 산출근거, 수혜대상 선정기준, 주민 의견수렴 과정 등에 대한 구체적 내용은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주민지원기금이 지역 주민을 위한 재원인 만큼 사업 결정 과정과 심의 절차를 보다 투명하게 공개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지역 시민사회 관계자는 "주민대표의 심의 참여는 제도의 중요한 취지 중 하나"라면서도 "주민 참여를 보장하는 동시에 심의의 객관성과 공정성에 대한 신뢰를 높일 수 있도록 제척·기피·회피 규정 등 제도적 장치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전문가 분석
이번 사안은 현재 확인된 자료만으로 위법성을 단정할 수 있는 문제라기보다, '이해충돌 예방을 위한 절차적 장치가 충분한가'라는 행정 거버넌스의 문제에 가깝다.
따라서 향후 ▲제척·기피·회피 규정 신설 ▲이해관계 사전 신고제 도입 ▲고액 사업에 대한 대면심의 확대 ▲심의자료 공개 범위 확대 등이 검토될 경우 주민 참여와 심의 공정성을 함께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